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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한국의 억제전략개념과 해병대 임무역할 기능 정립방안(I)
작성자 김현기 작성일2011-11-11 오전 9:3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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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억제전략개념과 해병대 임무역할 기능 정립방안
 
 
제 1 장 서   론
 
제 1 절  문제의 제기
 
핵이라는 거대한 단어가 출연한 이래 전쟁의 군사적ㆍ기술적 수단은 인류역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만큼 그 파괴력을 대단위화 했다. 만일 현대 기술의 정수를 집대성한 핵전쟁 수단이 동원되면 전 세계 인구는 20여회나 살육을 되풀이 당할 것이며 주요한 문화중심지는 이 지표에서 자취를 감추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살아남은 자가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상황이 나타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인간들은 「전쟁과 평화의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내 던져진 존재」이다.
 
이 가공할 만한 전쟁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핵무기와 재래식 무기를 포함한 모든 전쟁수단을 폐기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전면군축(comprehensive disarmament)은 이상적으로 성립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실현은 지금 상황에선 불가능하다. 따라서 핵무기의 존재를 현실적으로 긍정하는 「현실구속성」이라는 논리에 입각해서 전쟁을 억제하는 것을 고안해 내는 쪽이 실제적이라는 견해가 오늘날 「현대핵전략이론」의 진수인 것이다.
 
이제 이 논리의 기본적인 구조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 가장 간단한 경우를 상정해 본다. 여기에 서로 대립관계에 있는 두 핵 무장국 A와 B가 있다고 가정해 본다. 전쟁의 억제라는 사고방식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A와 B 어느쪽도 상대방에서 제1격을 받을 경우 제2격으로 상대방에게 보복할 만한 힘을 보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도 상대방이 제2격에 의해 받은 피해에 견딜 만한 정도의 보복이면 소용이 없고 견딜 수 없다고 생각될 정도의 보복이어야 하는 것이다. 전쟁을 기도코자 생각하는 나라도 상대방을 공격하면 보복을 수락할 수 없을 만한 피해를 받는다는 두려움이 있음으로 해서 비로소 전쟁 기도를 포기하게 되기 때문에 전쟁의 억제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제1격으로 이 핵무기가 파괴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있으며 억제의 요구는 충족케 되는 것이다. 이것을 위해서는 핵무기를 분산시켜 대량으로 보유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며, 혹은 그 발사 기지를 지하「사일로」에 은닉해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또한 이 핵무기를 해상, 해중, 육상 대기권의 내외에서 끊임없이 이동시켜도 좋다. 제1격을 모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 있겠으나 어떠한 방법으로든 핵무기를 상대방의 제1격으로부터 모면케 할 수 있다면 그것은 훌륭한 보복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서로 대립하는 국가가 함께 이와 같은 보복력을 가지면 전쟁은 억제되고 전쟁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국가의 안전과 국제간의 평화는 핵무기의 폐지에 의해서가 아니라 핵무기에 의한 전쟁억제력을 보유함으로써 획득가능하다는 견해가 「핵 억제론」의 내용인 것이다.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고 때론, 무모한 일로까지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이와 같은 본원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다시 바위가 굴러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쉼 없이 정상을 향해 바위를 굴려야 하는 시지프스의 숙명처럼, 미래에 어떤 상황이 도래할 것인지를 끊임없이 예측해야만 하고, 그것이 비록 훗날 공허한 노력이었음이 밝혀지는 한이 있더라도 불확실한 내일에 대비하기 위한 오늘의 준비에 힘을 기울여야만 하는 것이다. 이처럼 주체의 수준에 있어서 그것이 국가의 차원이든 아니면 하위 조직의 차원이든 그것도 아닌 개인의 그것이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예측과 준비는 필연적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보다 정확한 미래의 예측을 위하여 가능한 과학의 힘을 이용하려 하는 것이고 그것이 불가능한 상황에 대해서는 논리의 힘을 통해 가장 가능성이 높은 미래의 모습을 그려낸 뒤 내일의 지향방향을 결정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 해병대의 입장도 다를 바 없다. 미래의 안보환경은 어떻게 형성될 것이며 그 안에서 해병대의 모습은 또 어떻게 자리매김 해야 할 것인가? 와 관련한 주제들은 해병대의 미래에 대하여 한번쯤이라도 고민해 본 구성원들에게는 너무도 친숙한 명제들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은 1980년대 말 이후, 전 지구적 차원의 냉전이 종식되고 제한적이나마 한반도에서도 남북화해를 위한 조치들이 논의되면서 등장하기 시작하였고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되어 왔다. 주로 안보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외부 연구기관의 연구자들과 해병대 내의 소수 전문가들을 통해서 제기된 미래 해병대의 모습은 이제 해병대의 미래와 관련해 상당히 구체화된 청사진을 그려내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그것은 곧 미래 해병대의 역할과 같은 거시적인 차원의 논의에서부터 해병대의 부대구조는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와 같은 미시적인 차원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을 형성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논의들은 궁극적으로 한반도에서의 대결국면이 종식되고 평화공존의 조정단계로 전환되거나 이후 한반도가 통일의 단계에 들어섰을 때 과연 해병대의 존재가치는 어디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라는 단순한 것 같으면서도 매우 절박한 문제의식과 결부되어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국가정책 수단으로서 해병대는 과연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이와 같은 가치를 지속시키기 위한 미래 해병대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 라는 핵심 문제를 제기한 후 이전의 연구 성과들을 발전적인 차원에서 재검토하고 이를 이론 및 논리적 차원에서 보완하는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기존의 연구물에서 계속적으로 주장되어 왔고 현재 해병대 내부에서 어느 정도 의견조정이 이루어져가고 있는 미래 해병대의 역할과 관련한 원론적인 논의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대신 해병대의 가치를 이론적인 차원에서 분석했을 때 어떤 함의를 발견할 수 있으며 해병대가 미래에도 국가정책 수단으로서의 가치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어떤 역할에 비중을 두고 운용되어야 할 것인가에 집중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구체적으로는,
첫째, 제 전략가들이 주장한 억제전략의 정의는 무엇이며, 어떻게 학술적으로 분류되고 있고, 그 의미는 무엇인가?
둘째, 해병대는 국가안보전략차원에서 실질적으로 어떤 가치를 지녀왔는가?
셋째, 미래 해병대의 역할은 어떤 논리를 바탕으로 할 때, 정책결정자 및 타군의 동의를 확보할 수 있는가?
넷째, 해병대가 미래 국가정책의 수단으로서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선행되어야 하는가? 라는 세부 주제들이 중심이 되고 있다.
 
 
제 2 절 연구의 전개방식 및 기존연구의 검토
 
1. 연구의 전개방식
국가정책 수단으로서 해병대가 갖는 국가안보전략 차원의 가치를 확인하고,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가치들을 미래에도 지속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려는 본 연구의 목적달성을 위해 크게 세 단계로 나누어 연구를 진행하였다.
첫 번째 단계에서는 국가정책 수단으로서의 해병대의 가치를 분석하기 위한 토대로서 국가이익의 개념과 국가안보전략의 관계를 구체화한 뒤 한국 국가안보전략의 핵심은 무엇이었는가를 도출하였다.
그리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이와 같은 국가안보전략 속에서 해병대는 어떤 가치를 지니고 있었는가를 이론적으로 분석함으로써 미래 해병대의 역할을 분석하기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단계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 단계의 연구결과 및 미래의 국가안보 전략에 대한 전망을 바탕으로 해병대의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할 것인지를 검토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공지기동해병대 역할의 논리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동시에 미래 해병대의 역할과 관련한 몇 가지 의문들에 대해 답하고 미래 지향적인 해병대 건설을 위해 오늘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을 되짚어 보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국가안보전략차원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었는가를 검토하기 위해 연구방법 측면에서는 관련 연구와 저서들을 중심으로 서술적 연구를 진행하였다. 연구범위 측면에서는 시간적으로는 해병대가 해병대 창설 시기로부터 오늘까지로 확장하였으며 공간적으로는 한반도내에서의 해병대 역할로부터 국익의 수호를 위한 해외지역에서의 해병대의 활동까지를 연구의 범주에 포함시켰다.
 
2. 기존연구의 검토결과
해병대의 가치와 미래의 역할, 보다 직접적으로는 해병대의 역할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은 해병대의 전략적 가치를 이해하고 미래의 해병대상을 전파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해왔다.
 
먼저, 해병대의 군사전략적 차원의 가치에 대해서는,
첫째 북한으로부터 직접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위협을 감안할 때, 강력한 상륙군의 확보는 국가전략차원의 억제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점,
둘째 전면전 상황 하에서 지상전이 교착상태에 빠졌을 때, 돌파구를 마련하고 공세이전의 기회를 조성할 수 있는 작전적 차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이 기존의 모든 연구에서 핵심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다음으로 미래 안보환경하에서의 해병대의 부대구조 또는 역할과 관련하여서는 기존 연구들의 주장이 거의 한 방향으로 수렴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것은 곧, 부대구조면에서는 공지기동부대형으로, 역할면에서는 평시에는 거부적 억제전력, 유사시에는 신속대응전력으로서 분쟁의 확산을 방지하거나 전략목표 타격을 통한 분쟁의 조기종결에 기여하는 전력으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공지기동해병대는 해병대의 전통적 임무인 상륙작전에 부가하여 저강도 분쟁, 전쟁이외의 군사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전력으로서의 역할 재정립을 요구받고 있다.
 
이와 같은 해병대의 전략적 가치 및 미래의 역할정립과 관련한 주장들은 현존하는 안보위협 및 미래의 안보환경을 고려할 때, 원론적인 차원에서는 대체적으로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미래 해병대의 역할 또는 운용개념은 현재 해병대 내부에서는 거의 의견조정이 마무리되어 가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기여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연구들에서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한점들이 발견되고 있다.
 
첫째, 해병대의 가치에 대한 분석이 기본적으로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이 상존하는 현재 시점에서의 군사전략적ㆍ작전적 가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점이다. 결국 이러한 분석은 북한의 위협이 사라진 후, 주변국의 위협에 대응하는 군으로서의 해병대의 가치를 검토하는 기준이 되기에는 다소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둘째, 미래 해병대의 책임영역과 관련한 원론적 차원의 방향 제시는 되어있지만 그와 같은 역할을 어떻게 수행할 것인가에 관해서는 구체성이 다소 결여되어 있다. 또한 어떤 부분에서는 타군 또는 유사 기관과의 영역 중복을 초래할 가능성마저 내포하고 있어서 향후, 각 군의 역할 조정시 타군을 설득하는데 있어 상당한 장애가 예상된다.
셋째, 미래 해병대의 역할 또는 운용개념을 이론적인 분석이나 국가안보전략에 대한 검토를 토대로 도출하기보다는 예상되는 분쟁양상으로부터 단순 연역함으로써 작위적인 결론 도출이라는 비판에 취약한 면이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기존의 연구들에서 제시하고 있는 방향들을 발전적으로 재검토하면서 앞에서 도출된 다소간의 제한점들을 보완하는데 중점을 두고 연구하였다.
 
3. 연구범위 및 방법
제기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범위는 총 6개의 장으로 구성하였다. 제 1장에서는 연구목적과 문제를 제기하여, 연구범위와 방법을 제시하였고, 제 2장에서는 현대전에서의 억제전략의 일반적 개념을 기술하였다. 제 3장에서는 미래 전장을 평가하기 위하여 전쟁수행개념의 변화 요인을 분석하였으며, 이에 따른 미래 해전과 상륙작전 양상에 대하여 분석하였다. 제 4장에서는 2장과 3장에서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하여  미래전장에서의 해병대 역할은 무엇이 되어야 하는가를 제시하였으며, 제 5장에서는 4장에서 분석한 해병대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해병대 발전방안을 제시하였고 제 6 장에서 본 연구의 결론을 도출하였다.
 
연구를 위한 방법은 각종 단행본, 논문집, 정기 군사간행물 및 기타 외국서적을 통한 문헌연구를 이용하였다.
 
 
제 2 장   억제에 관한 이론적 고찰
 
제 1 절  억제의 일반적 개념
 
1. 억제(Deterrence)의 개념
억제란 대체적으로 상대가 취할지 모를 행동이 초래하는 대가와 위험부담이 그가 행동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보다 많다는 것을 보여 그가 행동을 하지 않도록 설득하는 것이다. 이는 억제가 위협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위협을 활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억제란 무기를 실제로 사용하지 않고 무기의 존재 그 자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억제를 군사전략과 관련하여 보게 되면 억제란 군사행동을 생각하고 있는 국가에 대해 만약 군사행동을 시작하면 그에게 견디기 어려운 제재를 가하겠다고 위협하여 그 나라가 생각하고 있는 군사행동을 자제토록 하는 것이다.
 
억제에 관한 이론적 시도는 핵무기가 등장한 이후의 일이나, 억제의 개념과 억제를 위한 여러 가지 시도는 인류의 역사만큼이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억제는 오랫동안 전략과 국제관계에서 하나의 기능을 수행해 왔다. 군사력의 일차적 사용목적은 항상 잠재적 침략자가 아방의 국토나 국가이익에 대한 공격을 하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것이었다. 고대 로마시대 베지티우스(Flavius Vegetius Renatius)의 “만약 그대가 평화를 원하거든, 전쟁을 준비하라(civis pacem, para bellum)”는 유명한 경구나 고대 중국 손자병법에서의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라는 부전승사상도 이 억제에 근거하는 것이다. 즉, 침략에 대응하기 위하여 준비한다는 사실 그 자체가 침략을 억제할 것이라는 전제 또는 희망을 표시한 것이다.
 
억제가 실패하여 전쟁이 발발한 예를 찾아내기는 더 용이하지만, 확실히 역사를 통해서 많은 도발이 억제되어 왔다. 핵무기의 등장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형성된 양극체제가 오늘날 억제개념을 대두시킨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소위 절대무기(absolute weapon)의 출현은 핵무기가 가지는 특성 (가공할 위력과 장사정거리) 때문에 군사전략의 1차적인 과업은 전쟁을 어떻게 이끌어 승리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전쟁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대두됨으로써, 억제를 전략의 핵심요체로 등장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이처럼 핵무기의 등장으로 전략을 발휘하는 개념은 핵무기 등장이전 시대에 있어서의 폭력의 기술적 사용(skillfull use of violence)에서, 지금은 군사력의 기술적 부사용(skillfull non-use of force)의 개념, 즉 부전술(art of non-war)인 전쟁방지의 ‘술’로 전환되었다. 전쟁의 방지는 폭력의 위협, 즉 도발에 대응하는 보복위협에 의해서 달성된다. 전략이란 그래서 폭력(暴力)을 사용하는 술로부터 폭력으로 위협하는 술인 억제의 술(Art of deterrence)로 변화되었다. 억제란 위협을 행사하지 않고 활용하는 것으로써 무기를 실제 사용하지 않고 무기의 존재 그 자체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핵무기의 출현은 핵무기의 엄청난 파괴력이 세상 사람들에게 인식된 이후에 억제전략은 국가전략의 요소로서의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되었다.
핵무기는 억제의 이상적인 수단이 되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많은 전략이론가들은 억제를 제재적 억제  (또는 보복적 억제)로 이해하였으며, 억제전략과 핵전략을 동일시하여 왔다.
 
억제의 개념은 전쟁만큼이나 오래된 것이나 그것이 현대국가의 대전략에 있어서 특이한 요소로 등장하였던 것은 전면 핵전쟁의 함축된 의미를 파악하기 시작한 이후부터였다. 억제는 전쟁을 위한 전략이 아니다. 억제는 상대방으로 하여금 모든 대안 중에서 침략이 가장 매력이 없는 대안이라는 것을 확신시키는 평화를 위한 전략이다. 억제란 적을 심리적으로 제지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억제의 개념이 현대적 의미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앞에서 말한바와 같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핵무기의 출현이후 대두된 현대 전략의 특징이 바로 억제전략(strategy of deterrence)이다.
 
2. 억제의 정의
억제를 뜻하는 영어 「deterrence」의 어원은 공포심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라틴어의 「terrere」에서 연유되었다. 라틴어의 사전에 따르면 반드시 공포심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이밖에도 ① 놀라게 하다. 겁나게 하다. 불안하게 하다. ② 겁을 주어서 쫓아버리다. ③ 놀라게 하여 멈추게 하다, 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억제의 한자의미로서 억제란 눌러서 제한한다는 것으로 「누른다」라고 하는 것은 적극적 강력성을 함축하고 있고, 이러한 강력성에 의해 놀라고, 겁내고, 불안(不安)에 빠지게 되는 것이며, 어떠한 심리일지라도 「멈추게 하거나 제한 (억제) 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따르면 억제는 공포심뿐만 아니라 불안하다는 감정도 포함하고 있다. 즉, 억제란 잠재적 침략국이 침략을 감행한다면 그로 하여금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제재를 받을 것이라는 위협에 의하여 공포심을 갖게 함으로써 침략행동을 자제하게 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상대방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유효한 반격을 받을 것이라는 공포심 때문에 적대행동을 멈추게 하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침략에 의한 이익보다도 받는 손해가 보다 더 크다고 합리적으로 판단하게 함으로써 침략의사를 멈추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처럼 억제에 관한 의미는 매우 광범위하다.
 
몇몇 대표적인 학자들이 제시한 억제의 정의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스위스 국제문제연구소에서 발행한 외교전략 관계 3개국 용어집에 의하면 억제는 상대방에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유효한 반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공포심을 줌으로써 적대행위를 좌절시키는 조치라고 정의하고 있고, 다소 고전적 개념이지만, 글렌 스나이더(Glen H. Snyder)는 본질적으로 억제라는 것은 군사행동을 취함으로써 얻어지리라고 예상되는 이득보다 손실과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예상케 함으로써 적으로 하여금 군사행동을 단념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즉 억제는 설득을 통하여 군사행동을 막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만약 금지된 행동을 하게 되면, 무력행사로서 어떤 제재를 가하겠다는 암시적이나 명시적인 위협을 통해서 또는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도록 징벌이나 보복을 가하겠다는 약속에 의해서 상대편이 어떤 행위를 하지 않도록 단념시키는 의식적 행동이며, 어떤 유형의 우발사태를 방지하고 침략이 최악의 대안이라는 것을 적대국에게 확신시켜줌으로써 적대행위를 자제시키는 수단을 뜻한다. 그리고 하카비(Y. Harkabi)에 의하면, 억제는 보복 또는 응징하겠다고 위협함으로써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으며, 핼퍼린(Morton H. Halperin)은 오늘날 전략상 가장 유행하는 개념은 「억제」개념이다. 이것은 군사력의 주된 기능이 “상대방의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을 방지(prevent)하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한편 로시(Eugene Rosi)는 억제는 B 국가가 Z 행동을 하는 경우 받아들이기 어려운 비용(cost)이 들 것이라고 B 국가를 위협함으로써 A 국가가 B 국가로 하여금 Z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하고 있다.
 
케네츠 왈츠(Kenneth N. Waltz)는 억제한다는 것은 글자 그대로 상대방을 위협함으로써 상대방이 어떤 행동을 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억제는 한 국가를 위협하여 공격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작동한다. 그것은 공격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적으로 부터의 예상되는 반응이 그자신의 막심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기 때문이다. 간단한 양자상황에서 A 국가의 억제력은 B 국가를 위협하여 군사적 공격을 못하게 함으로써 그의 목적을 달성한다. “만일 억제위협이 비효과적이라면 군사적 공격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억제의 주목적은 적의 공격을 막는 것이며, 억제위협은 상대방 국가가 공격을 해올 경우 강력한 응징(Punishment)으로 반격하겠다는 것이다.
 
이상과 같이 몇몇 학자들이 제시하고 있는 억제의 개념을 살펴보았는데 대체적으로 동일한 현상을 표현만 달리 했을 뿐이며, 억제의 정의를 다시 정리해보면, 억제를 두 가지 측면에서 그 뜻을 요약할 수 있다. 하나는 억제가 정책 내지 전략이란 측면으로써 어떤 일을 하도록 유인하거나 혹은 하지 못하도록 하는 계획적인 시도이다. 다른 하나는 억제가 상황 내지 체제란 측면인데 행사될 수 있는 위협의 범위 내에서 충돌이 유보되어 있는 현상이나 메카니즘(mechanism)을 뜻한다. 따라서 억제는 어디까지나 심리적인 방벽구조이며 물리적인 전투행위에 의존하겠지만 핵대결 상황하에서는 이들 전략 자체가 무의미하게 되므로 억제는 전쟁회피가 그 목적이 되기 때문이다.
 
3. 억제의 대상
억제의 대상은 정책적 행위와 군사 분쟁으로 크게 대별할 수 있다.
 
첫째, 정책적 행위의 억제란 가상적이 위협이나 영향력 행사를 통한 정치적 목표달성을 저지하는 것을 말한다. 가상적이 ① 전쟁의 위협을 통해 양보를 얻어내려는 행동, ② 정치적 영향력 행사에 의한 행동의 자유를 제한, ③ 외교적 중립화 시도, ④ 핵무기를 비롯한 화학, 생물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개발 등 현재와 미래의 양국간 힘의 관계를 자국에게 불리하게 만드는 행위를 억제시키는 것이다.
둘째, 군사 분쟁의 억제는 다양한 군사도발 행위를 대상으로 한다. 열핵전쟁(Thermonuclear war)으로부터 통상 전면전쟁, 재래형 국지전쟁, 억제된 시험도발, 군사적 압력 및 저강도분쟁(LIC : Low Intensity Conflic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치ㆍ군사분쟁을 총망라하고 있다. 서독 베르린 「비교사회국제연구소」의 1990-76까지 국제 군사대결 연구에 의하면 총 638건 가운데 60%(380건)이 1945-76년간의 31년 동안 발생했으며, 이를 분류하면 다음 <표2-1>과 같다. 이 표에 의하면 21세기에 들어서 군사력 사용의 유형(힘의 평화적 사용과 물리적 사용)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실제 군사력의 폭력적 사용(47%)보다는 군사력 사용의 위협 (회색지대, 평화적 사용), 즉, 전쟁의 위협을 통한 국가목표를 달성하려는 경향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군사력의 실제사용의 경우 국지제한분쟁 (1,000명이내의 사상자 발생)이 1,000명 이상의 사상자를 발생시킨 대규모 군사분쟁보다 그 발생빈도가 증가되고 있다. 이는 재래식 전면전쟁의 빈도가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해 주고 있다.
 
<표2-1> 국제 군사분쟁의 종류와 발생빈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정치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군사력의 제한적 사용은 억제의 대상에 대해서 보다 더 강력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군사력을 사용하겠다는 위협의 실시 (兵力의 재배치, 부분적이 동원 등)로부터 자국의 인명과 재산에 물리적인 피해를 끼치지 않는 봉쇄(blockade)나 금수조치(embargo) 등은 억제를 조건이나 상황으로서가 아니라 관련 당사국간의 갈등과정으로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도록 만들고 있다.
 
이러한 당사국간의 갈등과정인 위기의 발생 그 자체를 억제의 대상으로 삼아야 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발생된 위기가 급진적으로나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표2-1>에서 예시된 군사력의 시위나 비폭력적 강압의 두 가지 유형은 전체 군사분쟁 발생비율의 49%에 해당하는 통상적인 위기로 볼 수 있다.
 
스몰(Melvin Small)과 싱거(David Singer)는 1916년에서 1977년 사이에 발생한 수십 건의 군사대결이 전쟁으로 확대된 비율은 과거 60년 동안 전쟁으로 확대된 비율과 상대적 관점에서 비교해 볼 때 거의 0%에 가까웠음을 지적하고 있다. 즉, 위기의 발생 빈도수는 증가했지만, 전쟁으로 확전 되지 않도록 잘 통제되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점은 과거에 정상적인 외교로 해결할 수 없어서 통상 전쟁에 의해 수행되었던 기능을 위기관리나 군사력의 평시 사용인 강압이나 무력시위 등의 방법으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제 2 절  억제의 조건과 유형
 
1. 억제성립의 조건
억제란 위협을 수단으로 하는 설득의 방법, 즉 상대방을 설득하려는 여러 가지 기능이나 수단, 방법(方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억제를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생각하고 있는 행동을 포기하도록 만들 만큼 위협이 심각해야 함은 물론이고 이러한 위협을 전달하는 방법이 지혜로워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이와 같은 억제가 사실상 얼마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겠느냐? 에 있다. 따라서 억제가 효과를 얻고자하는 측의 의도대로 이루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가. 능력(capability)
 
억제는 위협의 실행이 아니라 위협을 이용하는 것이며 위협을 실행하는 것은 억제가 실패한 경우이다. 억제가 실패했을 경우 위협을 실행할 수 있는 역량이 없으면 위협을 성공시킬 수 없는 것이다. 억제의 성립조건 중에서 무엇보다도 이를 시도할 기본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야만 한다.
 
잭 플래노(Jack C. Plano)와 밀턴 그린버그(Milton Greenberg)가 펴낸 「미국 정치학사전」에서도 억제에 대하여 잠재적인 적으로 하여금 공격을 개시해 오지 못하도록 하는 한 국가의 군사력이 갖는 보복능력이라고 하고 이어서 그와 같은 보복능력은 적의 제1격(first strike)으로도 결정적으로 무력화시키지 못할 만큼 강력한 것이라고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앨버트 월스테더(Albert Wohlstetter)도 공격을 억제한다는 것은 그 공격에 대항하여 타격을 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제2 공격력(second strike)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만큼 힘의 배경없이 억제를 추구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요컨대 능력이 상황에 따라 핵능력이든 비핵능력이든 간에 상대방에게 위협을 줄 수 있는 능력의 보유가 억제의 제1요건이 된다. 만일 그러한 능력을 갖고 있지 못한 경우에는 상대방의 불안 심리는 결코 작동하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원하는 억제효과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의미의 능력도 방어력과 공격력으로 구분하고 다시 쌍방 간의 관계임을 고려하여 능력을 세부적으로 구분하고 있다. 힘은 상대적인 개념이므로 억제력을 발휘하기 위하여서는 자신의 힘이 일정수준에서 백중지세가 이루워져야 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예를 들어 필리핀 단독으로 미국이나 소련을 상대로 억제의 실효를 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어쨌든 억제가 실효를 거두기 위하여서는 각 분야의 능력을 갖추어야 하지만 어떤 종류의 능력이 요구되느냐 하는 것은 일률적일 수는 없다. 미국의 경우는 군사력으로 대표되는 소련위협에 대항하여야 하므로 군사적 억제능력에 초점을 두어 군사력의 일차적 기능은 상대방이 군사적 사용을 못하도록 하는데 있다고 하는 Halperin의 말 속에는 현대적 억제관이 짙게 담겨져 있다. 능력은 아래와 같이 세분하여 평가할 수 있다.
 
1) 무기
위협국의 무기(폭탄과 탄두)는 위협에 대해 양, 크기 그리고 작전의 신뢰도면에서 비례하는가?
 
2)투발수단
위협국은 자국의 재량으로 고유의 신뢰성 있는 투발수단 즉, 폭탄을 표적까지 운반할 수 있는 수단을 가지고 있는가?
 
3)무기의 생존성 또는 비취약성
핵무기의 소유목적이 적에 의한 핵공격을 억제하는 것인 이상, 이러한 무기들의 취약성이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침략자가 기습공격을 감행(敢行)하여 이들 무기들을 사전에 처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공격국이 성공을 하면 이 공격국은 보복적 위협을 임의로 자행할 수 있고 행동의 자유와 힘의 우세를 성취하게 될 것이다.
 
가) 은폐와 비닉
무기를 적이 알지 못하는 장소에 설치하여 이를 위장하여 놓는 것이다. 이것은 생존성을 보장하여 주는 당연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그런데 이 은폐와 비닉의 방법이 가지고 있는 약점은 적의 정보요원이 침투해 들어오지 못하여 무기의 위치 발견이 불가능할 때에만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적의 정보술 특히 항공사진술과 전자탐지기와 같은 기술수단의 효율성이 점차 높아짐에 따라 위장의 성공률은 그 만큼 더 낮아진다. 인공위성에 의한 감시는 이 분야에 혁신적인 발견을 이룩했다. 이 방법에 의한 비취약성은 따라서 상관성이 있으며 적이 핵기지의 위치를 성공적으로 탐지하지 못하도록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의 여운을 항상 남겨 놓고 있다.
 
나) 소산
이것은 공군이 비상사태시 비행장에서 늘 취해온 재래식의 한 관행이다. 핵공격이 1개 비행기지에 대하여 가해졌을 때에는 비행장 전체를 충분히 파괴하게 될 것이므로 이 분산배치 방식은 핵폭격인 경우 그 효력이 어느 정도 제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으로부터 각기 상이한 거리에 많은 기지를 건설하는 것은 적으로 하여금 모든 기지에 대해 동시 공격을 감행하도록 강요하여 어려움에 봉착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 준비태세
핵폭탄을 장착한 폭격기편대와 승무원들을 대기시켜 항상 이륙할 수 있는 준비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러한 준비상태를 지상대기(ground alert) 또는 긴급출동대기(quick reaction alert)라고 부른다. 시간개념에서 볼 때 이러한 준비상태는 적의 유도탄 발사를 통보받은 때부터 그 유도탄이 표적에 도달할 때까지 경과한 시간 또는 시간간격에 의해 계산된다.
 
라) 대피호의 요새화
무기를 철근 「콘크리이트」로 만들어진 지하, 「사일로」와 같은 요새화된 시설에 두어 방호하는 것이다. 이러한 수단은 유도탄을 열, 압력 그리고 핵폭발에 의한 요동 또는 전자파 효과 등으로부터 방호할 수 있어야 한다. 폭풍효과에 대비한 방호벽의 강도는 psi라고 불리는 공학에서 사용되는 압력의 단위로써 통상 측정된다. 1평방 「인치」의 면적에 대한 1「파운드」의 압력을 지탱할 수 있는 역량을 1psi라 한다 (1기압은 4.5psi이다). 미국의 유도탄 방호시설 강도는 100psi 이상이 된다. 이것은 100psi로 방호되어 있는 1개의 유도탄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1「메가톤」의 핵탄두를 0.6「마일」 거리이내에서 폭발시켜야 하고 10「메가톤」의 탄두는 약 1.4「마일」이내의 거리에서 표적을 명중시켜야 한다는 계산이다.
 
마) 기동성
적의 탐색과 파괴를 복잡하게 하기 위해서 무기를 계속 이동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동은 공중, 지상, 해양 등에서 실행이 가능하다. 공중에서는 핵무기 장착폭격기가 비행상태를 유지하게 되는데 이 비행의 연장은 공중급유에 의해서 가능하다. 해양에서는 「폴라리스」잠수함이 있어서 장시간 수중에서의 작전이 가능하고 잠수된 상태에서 유도탄을 발사할 수 있다. 해상에서는 해상선박의 위치가 노출되지 않는 한은 선박에 의해서도 유지가 가능하다. 지상에서의 기동성은 유도탄을 기차에 탑재하여 철도망을 따라서 계속 이동시킴으로써 유지가 된다.
 
바)수 량
무기의 수량이 클수록, 더 많은 양의 무기가 적의 공격으로부터 생존이 가능하다.
 
사) 무기의 다양성
무기의 다양성 역시 어느 정도까지는 생존성을 확실하게 하는 장기적 차원의 수단이 된다. 무기체계의 확산은 적이 한 가지 무기체계에 대한 타격수단을 개발하는데 성공하여 그 무기체계의 가치를 감소시켰다 해도 사용가능한 타무기 체계가 잔재해 있게 될 것임을 보증해 준다. 예를 들어 효과적인 대잠수함전 수행방안이 개발되어 「폴라리스」 잠수함의 효율성이 감소되었다하여도 지상의 기지에서 운영되고 있는 타무기 체계가 계속적인 보복능력을 보장하여 줄 것이라는 것이다.
 
취약성과 비취약성은 방자가 자기의 무기를 보호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수단에 따라서, 그리고 적대국이 방어수단을 유린하기 위해서 투자하고 있는 준비정도에 따라서 상대적이다. 1개의 유도탄을 타격하기 위해서 적은 많은 수의 유도탄을 소모해야 한다. 높은 명중률을 가진 유도탄 4개, 5개, 10개, 또는 그 이상이 되는 수가 상대편 유도탄 1개를 거의 완벽하게 무능력화하는데 소요될지 모른다. 이러한 조치는 결과적으로 성과없이 끝나게 되어 보상을 받지 못하게 되고 공격자는 힘의 균형 유지면에서 손상을 입게 되는 변화만을 가져오게 할 뿐이다.
 
4)지휘통제체계의 비취약성
비취약성은 국가통치, 조기경보체제, 통신망 그리고 작전지휘본부 등에 대해서도 역시 적용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적은 이러한 체계에 대해서 일차적으로 타격을 가하여 보복적 가치를 마비시키거나 아니면 최소한 아측 무기의 정확도를 낮추고 협조된 대응을 방해할 것이다.
 
핵전쟁의 성격 때문에 지휘 및 통제체계는 지극히 복합적이면서도 미묘해졌다. 이에 대해 우리가 치중해야 할 방향에는 다음의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전체체계가 사용할 정보자료의 신속한 배포이며 다음은 이러한 자료를 평가하고 처리하는데 가용한 시간의 단축이다.
 
5) 민방위
공중공격으로부터의 자국민보호는 통상 두 가지로 분류된다. 즉 비행중의 유도탄과 폭격기를 격퇴하는 적극적 방위와 이 적극적 방위가 성공하지 못했을 때 폭격에 대한 피해를 제한시키는 소극적 방위의 주된 수단은 대피호이다.
 
소련의 민방위와 관련하여 언급할 때에 「모스크바」와 「레닌그라드」의 널찍하고 우아한 지하철역을 대단위의 대피호로서 사용할 가능성이 있으나, 계산에 의하면 예를 들어 「모스크바」의 지하철역 공간은 그 크기를 고려해 볼 때에 「모스크바」인구의 5분의 1만을 역구내에 수용할 수가 있다고 한다.
 
나. 의지의 전달(communication)
억제를 위해서는 이쪽이 취할 태도를 분명히 해야만 한다. 억제자의 입장에서는 어떤 범위의 행위를 금지하려는 것이며, 또한 만일 이를 어길 경우에는 무슨 일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정확히 적측에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만일, A 국가가 B 국가를 억제하고자 한다면 먼저 B 국가의 목표들을 이해함으로써 B 국가의 비용, 이득계산관을 알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측이 제 아무리 필요충분한 억제력을 가지고 있으며, 또 상대측이 바람직한 수준의 합리성을 지니고 있다하더라도 이와 같은 피차간의 사실들이 전달되지 않거나 왜곡될 때 소기의 억제효과를 볼 수 없을 것은 자명한 일이다.
 
억제는 이러한 억제자의 의도를 위협을 통해 피억제자에게 전달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억제는 억제자가 가하는 위협내용 (역량, 실행의지)이 적에게 전달되고 이에 대한 적의 합리적인 손익계산의 내용이 다시 억제자에게 회귀되는 정보의 순환과정을 통하여 달성되고 유지됨을 의미한다. 만일 정보의 순환과정이 없다면 합리적인 손익계산의 기반자체가 상실될 것이며, 행동의 내용은 불확실한 추측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억제상황은 성립될 수 없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모호성이나 개연성을 갖고 억제자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는 공포심을 갖게 함으로써 적의 침략행동을 억제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허만 칸(Herman Kahn)은 비합리적인 합리성(rationality of irrationality)이라고 표현을 했다. 이러한 의사전달 방법에는 공개성명, 사신, 시위행위 등과 같은 군사적, 비군사적 방법이 있다.
 
결국 억제는 적의 지각을 조절(control)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여기에 영향을 줄 수 있게 위협내용을 잘 전달 하느냐하는 문제가 억제성립의 중요한 조건이 된다. 의지나 결심의 진지성은 위협의 내용 특히 위협이면의 문제가 위협을 행사하는 측에 대해 어느 정도 중요한가 하는 것과 위협의 성격 특히 결의의 강도에 의해서 측정된다.
 
1) 위협받는 이익의 중요성
만일 억제국이 피억제국에게 위협을 하여 방지하고자 하는 어떤 행위가 억제국에 대해 사활을 거는 중요한 것이라고 피억제국이 판단하면 피억제국은 이에 따라서 억제국이 위협의 실행을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릴 것이다.
 
억제는 위협의 실행으로 피억제국이 입는 피해가 위협을 억제하고자 의도하는 행위를 피억제국이 구태여 행함으로써 예상되는 이익보다 더 크다고 피억제국이 판단될 때 성취된다는 것을 우리는 보아왔다. 다른 한편, 억제국은 위협이 목표로 하는 행위의 예방이 자국에 대해 얼마만큼 중요한가 하는 것을 자국의 방식으로 계산하여 이 위협의 실행과 축차적인 연쇄보복으로부터 자국이 입게 되는 피해를 그 나라가 방지하고자 했던 행위의 결과와 비교한다.
 
2) 위협국의 결심
만약에 억제국이 문제가 되고 있는 사실들이 자국의 이익에 증대하다고 확신하고, 특히 위협을 실행할 것인가 아닌가 하는 것에 대해 시험을 받았을 때에 스스로가 위협을 실행하겠다고 확신하고 있다면 이러한 위협은 피억제국을 설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자국이 확신을 해야 비로소 다른 쪽을 확신시킬 수 있다.
 
위협의 실행에 대한 위협국의 확고한 결의는 그 나라의 무기를 운용하고자 하는 상황과 관련하여 취하고자 하는 행동방책을 어떻게 명백하고 분명하게 수립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만약에 무기사용에 관한 그 나라의 정책이 애매하고 모호하다면 위협 그 자체가 허약한 것임을 반영한다. 명백한 행동방안이 없는 위협국은 명백한 판단을 하기 어려울 때 자국의 위협이 효과적인 것이 되도록 하기 위해 노심초사하게 될 것이며 부득이 한정된 상황하에서 정책의 적용여부에 관한 숙명적 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달리 표현해서 이 나라는 가장 불리한 순간에 행동방책에 관한 결심을 하도록 강요받게 될 것이다. 억제가 성공적이기 위해서는 실행에 관한 결심이 초기에 이미 만들어져 있어야 하며 마지막 순간까지 늦추어질 수가 없다. 그럼에도 융통성은 마지막 순간까지 어느 정도 유보되어 있어야 한다.
 
다. 신뢰성(credibility)
억제란 상대방이 금지된 행위를 감행할 경우에 사전에 전달된 그대로 비용과 피해를 가할 실제 의도와 능력이 있음을 명백하게 확신시키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이쪽의 위협을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므로, 상대방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위협을 뒷받침하는 실력행사의 능력과 의도를 가지고 있어야함은 물론이고, 위협의 내용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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