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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해병대전략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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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6자회담과 동북아 안보협력체제
작성자 이정윤 작성일2008-11-20 오후 4: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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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과 동북아 안보협력체제

                                정치학 박사, 이 정 윤
                                해병대 전략연구소장

1. 서론

2. 6자회담의 진행과정과 전망
   가. 6자회담의 시작과 진행과정
   나. 6자회담의 각국의 입장
   다. 6자회담의 전망과 기대  

3. 동북아 안보협력 체제로의 발전 가능성
   가. 유럽안보협력체제의 성공 사례
   나. 동북아에서의 시도;「동북아안보대화」의 발전 전망
   다. 동북아 안보협력체제의 필요성과 가능성
   라. 6자회담의 동북아 안보협력체제로 전환 가능성

4. 결론

 

 

 

 

 

1. 서론

한반도 비핵화의 일환으로 북한의 핵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은 미국과 북한의 입장의 차이로 인하여 현재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6개국은 각국의 이익이 서로 다른 상태에 있지만 북한의 핵문제와 관련된 미국과 북한의 입장은 워낙 클 뿐만 아니라 근본적으로 해결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공산국가의 체제를 인정한 전례가 없어 북한이 요구하는 체제인정을 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닐 뿐만 아니라, 북한은 미국의 이러한 입장의 변화가 없이는 핵을 포기할 조짐을 전연 보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자회담 참여국들은 2005년 9월 19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개항에 합의하고 이를 공동성명으로 발표하였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미국과 일본과의 관계정상화, 북한체제의 보장, 그리고 에너지 및 경제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의 기회 확대, 한반도에서 영구적인 평화체제의 구축 등을 기대하고 있지만 미국은 북한의 요구를 우선적으로 받아드릴 수 있는 입장이 아니라는 데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더욱이 북한의 위조화폐 유통 문제와 관련하여 마카오은행을 비롯한 북한의 해외 자금원을 근본적으로 봉쇄하고 있으며 또한 미국이 탈북자를 미국으로의 망명을 받아드리면서 북한의 인권문제까지 중요한 이슈로 거론하고 있어 미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더욱 어렵게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국제적 핵 테러의 위협을 제거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유일한 대화 통로는 6자회담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회담의 필요성을 절실히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북한 대표의 일본 발언과 같이 북한에 대한 경제조치를 완화하면 북한이 6자회담에 참가한다고 하였고, 북한이 위폐에 대한 책임과 재발 방지에 대한 확실한 조치를 취하면 미국의 북한에 대한 경제조치는 풀릴 것이며, 6자회담은 공동성명에 명시되어 있는 내용의 선후 시행조건을 떠나서 해당국들이 이행에 성실하게 임한다면, 6자회담은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할 수 있다.
6자회담이 성공할 경우 한반도에서 평화체제를 바탕으로 동북아지역에서의 안보협력체제로 발전함이 바람직하다. 한반도에서 주한 미국이 그 운용의 유용성 때문에 한반도 이외 지역으로 전환될 경우 한반도에서의 균형자 역할은 누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커다란 이슈로 대두될 수 있다. 왜냐하면 반만년의 역사를 통해 한반도는 대륙 세력인 중국과 러시아 그리고 해양세력인 일본의 영향력을 받아 왔으며, 현재는 정치, 경제, 문화 및 군사 분야에서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민국의 주권과 생존권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한반도에서의 다자안보협력체제의 설립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의 가능성은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현재 비정부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동북아 협력대화(NEACD)를 국가간 공식 외교적 협력기구로 발전함이 가장 바람직하다.

2. 6자회담의 진행과정과 전망

  가. 6자회담의 시작과 진행과정

6자회담(Six Party Talks)은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동북아 지역에 관련된 6자(미국, 러시아, 중국, 일본, 북한, 그리고 한국)간 진행되고 있는 회담이다. 북한 핵문제는 지난 1980년대 말부터 제기되었다가 1993~94년에는 한반도를 전쟁일보 직전까지 몰고 간 한반도 냉전 구조까지 몰고 갔던 중요한 사안으로 대두되게 되었다. 더구나 북한의 핵문제는 미국이 9.11테러 이후 국제적 핵 테러에 대한 위협 때문에 반드시 해결해야 할 이슈로 간주되면서 국제적 관심사로 대두되게 되었다.
1990년대의 북한의 핵문제는 미국과 북한간의 제네바 합의를 통해 일단락되는 듯 하였다. 제네바 합의의 요점은 북한이 핵개발을 중단하고 핵사찰을 받는 대신 미국은 북한에게 체제안전을 보장하고 경수로 발전소를 지어준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2002년 10월 북한의 새로운 핵개발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에는 북한이 플루토늄이 아니라 고농축 우라늄으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 미국을 비롯한 국제적 관심을 모으게 된 것이다.
제네바 합의의 실패를 인지한 미국은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만이 아니라 한반도 관련국간의 6자회담을 구상하여 추진하게 되었고, 지난 2003년 8월 27일~29일 까지 베이징에서 제 1차 6자회담을 열게 되었다. 이 회담에서도 미국은 북한에 대해 선 핵포기 후 대화 입장을 강력 주장하고, 북한은 선 북미 불가침 조약 체결후 핵문제 논의 주장을 펴며, 서로의 입장을 주장하는 회의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는 못하였지만, 다음과 같은 몇 가지의 의미를 남기는 회담이 되었다.
첫째, 북핵문제를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대화가 시작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이번 회담에서 북핵문제 관련 한반도 비핵화, 북한 안보우려 해소 및 포괄적 단계적 해결, 6자회담의 지속 등의 원칙에 각국간 공감대가 형성된 것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 할 수 있다.         
  이후 중국의 베이징에서 2004년 2월 25일~28일 제 2차 회담과 6월 23일~26일 3차회담을 거치면서 각국의 입장을 조율하는 회담이 계속되었으며, 드디어 2005년 년 9월 19일 제4차 회담에서 공동성명에 합의 하게 되었다. 공동성명에 합의된 내용을 살펴보면, 제1조는 한반도 비핵화와 이의 달성 방안, 미국의 대북 불공격 및 불침범 약속,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권 존중과 적당한 시기에 경수로 제공 논의, 제2조는 북한의 주권 존중, 북미 평화공존, 북미 및 북일 관계정상화, 제3조는 에너지, 교역, 투자 등 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제4조는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의 평화정착 문제, 제5조는 차후 합의의 이행 방법론, 제6조는 차기 6자회담 개최 관련 사항이다. 이상의 6개항을 보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과 ‘목표’가 당사국들 사이에 주고받기를 통해 포괄적으로 ‘윈윈’(win-win)의 방식으로 합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기본적으로 북미양국이 상호간에 타협을 통해 이러한 성과를 내었다고 볼 수 있는데, 이번에 보여준 ‘타협을 통한 협력’은 차후에 개최될 회담들의 성공을 위한 좋은 선례가 될 것이다. 6자회담 막판까지 첨예하게 대립하였던 북한의 평화적 핵이용권과 경수로 제공 문제의 타협도 그러한 협력의 한 예이다.
6자회담 공동선언은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를 제공하는 문제에 대해 논의하기로 하였지만 어떤 특정한 시점까지 경수로를 제공하겠다고 결정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북한은 핵을 포기하는 결단을 통해, 북한이 그 동안 성취하고자 했던 것들―즉, 미국 및 일본과의 관계정상화, 핵무기가 없어도 자신의 안전이 보장되는 상황의 확보, 에너지 및 경제 분야에서의 국제협력의 기회 확대, 한반도에서 영구적인 평화체제의 구축 등―을 달성하는 ‘중요선택’을 한 것이다.
이상에서 설명한 성과와 의의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중요한 일은 말할 것도 없이 이번에 이룩한 합의를 잘 이행하는 것이다. 북한이 NPT와 IAEA의 안전조치협정에 복귀하여 사찰을 받는 문제도 그렇고,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 제공 문제를 논의하겠다는 합의도 그 이행이 그렇게 간단한 것은 아니다. 비록 이번 합의가 이행의 기본적인 틀을 제공하고 있지만 그 이행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특히 이번 합의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원칙’에 대한 합의이기 때문에 앞으로 이행을 위한 협상은 매우 치열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합의가 이루어진 직후 미국과 IAEA는 북한이 영변핵시설 가동을 중지하고 사찰을 통한 검증에 응할 것을 요구하였고, 이에 대응이라도 하듯이,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9월 20일 담화를 통해 “기본은 미국이 우리의 평화적 핵활동을 실질적으로 인정하는 증거로 되는 경수로를 하루빨리 제공하는 것”이라며, 미국이 ‘대북 신뢰조성의 기초로 되는 경수로를 제공하는 즉시 NPT에 복귀하며 IAEA와 안전협정조치를 체결하고 이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하였다.
이는 NPT 복귀, IAEA 안전협정조치 조치 이행 후 경수로 제공문제를 논의하려는 미국 등의 입장과 차이가 있다는 것이 5차 회담에서 확인되었다. 북한의 외무성 대변인은 미국이 “또 다시 선 핵무기 포기 후 경수로 제공 주장을 고집해 나선다면 조미 사이의 핵문제에서는 아무 것도 달라질 것이 없을 것”이라는 경고를 덧붙이고 있다. 객관적으로 보아, 이번 6자회담에서 북미양국이 상대방에 대해 각각 이루어 내려는 목표와 요구 사이에는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북한은 당장 자신이 갖고 있는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가는 과정을 시작해야 하는 데 비해, 미국은 그러한 입장에 있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비대칭성 때문에 북한은 자신이 핵무기와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한 후에도 미국이 이런저런 핑계로 시간을 끌면서 약속한 사항들을 적극적으로 이행하지 않을까봐 항상 우려해 왔고 또 현재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벌써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그러한 우려를 배경으로 방어적 입장에서 우선적으로 경수로 제공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6자회담의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기 위해서는 북미양국과 참여국들이 이행의 타이밍과 순서를 정하고 이에 따른 ‘상호 조율된 조치’를 ‘공약 대 공약’, ‘행동 대 행동’ 원칙에 입각하여 행위하는 것이 필요하며, 무엇보다도 북미양국의 이행 의지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북한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의 핵계획을 포기하는 것을 보면 자신의 중요선택에 대한 북한의 이행 의지는 지금으로서는 크게 의심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중요한 것은 미국과 여타 참여국들이 북한으로 하여금 이행을 태만히 할 구실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오히려 미국과 여타 참여국들은 북한이 충실한 이행을 할 수 있도록 적극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북한의 위조지폐 문제와 인권문제에 대하여 미국이 강력한 입장을 보이고 있으므로 6자회담의 전망은 매우 암울한 상태에 놓여 있으며 한국 정부의 적극적이고 실현 가능한 방안에 대한 중재 역할이 그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
 
  나. 6자회담 참가국의 입장

6자회담에 참여하고 있는 6개국은 2003년 8월 27일~29일 중국의 베이징에서 개최된 제1차 회담에서부터 그들의 입장이 각각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각국의 입장은 시간과 국제상황의 변화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근본적인 입장에는 크게 변하지 않고 있으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중국의 입장
  중국은 베이징에서 개막된 6자회담 1차 본회의에서부터 의장국으로서의 중국의 위상을 확실하게 부각시키면서, 기조연설을 통해 “어렵게 성사된 이번 6자회담이 좋은 결실이 맺도록 노력하자"고 당부한 점이나 “북한과 미국의 의견을 주의 깊게 청취하고 그중에서 공통점을 찾아 합리적인 부분을 흡수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강조한 점을 고려할 때, 중국은 회담 당사국들이 모두 한반도 평화 및 안정을 위해 진실하고 상호 존중, 상호 평등 및 인내의 자세로 회담에 임하여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함께 노력할 것으로 강조함으로써,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는 것이 한반도 문제를 처리하는 근본적인 출발점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를 확보하고, 동시에 북한이 제시한 안보우려도 해결돼야 한다고 제시함으로써 이른바 ‘북한의 체제보장' 문제도 거론하고 있어 북한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동북아 지역의 안정을 해치는 핵문제의 근원에 대해 중국은 한반도가 현재까지 냉전의 어두운 그림자를 제거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핵문제가 두드러진 이래 북․미 양측의 주요 견해와 주장이 대립되고 정세가 지속적으로 악화됨에 따라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이 심대하게 훼손되어 온 만큼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제재나 압력행사의 방법에 의해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중국은 분명히 밝혔다. 그 동안 중국 지도부가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한 것처럼 북미 양측의 화해와 대화를 강조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또 6자회담의 의제에 대해서도 최대한 융통성을 제시하고 있다. 중국은 “이번 회담에서 무엇을 얘기할 것인가에 중국은 매우 유연하고 개방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주최국으로서 이번 회담이 형식이나 절차로 인해 난관에 빠지는 것을 가장 경계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북한과 미국의 의견을 주의 깊게 청취하고 그중에서 공통점을 찾아 합리적인 부분을 흡수하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하였다. 중국은 특히 북한을 배려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북한이 6자회담 실현을 위해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전달됐다. 중국은 아울러 이번 6자회담이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토대를 제시하는 의미를 확보한 뒤 후속 회담에서 구체적인 결실을 이끌어내자는 점을 강조했다. 
  중국은 “6자회담의 개최는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하려는 각국의 희망이 담겨있고, 화해와 협력을 추구하는 정신을 드러내는 것"이라면서 “6자가 한자리에 앉는 것 자체가 전 세계에 긍정적 신호를 전달하는 것인 만큼 이런 맥락은 이어져야 한다."고 하였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6자회담의 주요 의제인 북한의 핵문제에 관련하여 미국과 북한의 입장을 최대한 접근하면서 근본적으로 한반도에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성과 있는 회담으로 발전하는데 의장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그러면서도 북한의 입장을 최대한 지지하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2) 러시아의 입장
  북핵 6자 회담에 임하는 러시아의 기본 입장은, 첫째로 한반도 비핵화, 둘째로 평화 해결, 셋째로 북한 안전 보장, 넷째로 대화 기조 유지 등으로 압축할 수 있다. 북한과 접경국으로 한반도에서의 비상사태를 우려하는 러시아로서는 북핵 사태가 극한 상황으로 치닫지 않고 평화적으로 풀려야 자국의 이익에도 맞는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 같은 입장은 러시아측 수석대표인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외무차관이 회담에 들어가며 발표한 기조연설에서도 잘 나타난다. 로슈코프 차관은 "이번 회담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진지하고 신중한 대화의 시작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모든 회담 참가국들이 선의를 갖고 대화에 임한다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회담 참가국들이 선의를 갖고 대화에 참여해 줄 것을 촉구했다. 러시아는 회담 시작에 앞서 “우리는 이번 회담에서 특별한 안을 내놓기보다는 대화기조 유지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주력할 것"이라고 개괄적이고도 포괄적 입장을 밝혔다.
  북한의 안전 보장 요구에 대해서는 그동안 “북측의 요구는 논리적으로 정당하기 때문에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누차 밝혀왔기 때문에 이번 회담에서도 이 같은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로슈코프 차관이 모스크바에서 김재섭 외교통상부 차관과 6자회담 사전 접촉을 가졌을 때도 “한반도 비핵화와 북핵 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북·미가 타협점을 찾도록 서로 노력해야 하며, 북한의 안전 보장 요구에 대해서도 미국의 반응이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로슈코프 차관이 베이징 주재 러시아 대사관에서 야부나카 미토지 일본 수석대표와 회담한 뒤 “북․미 양국의 불신의 벽이 현재 너무 높다. 이번 회담의 주 임무는 북․미 양국의 불신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기조로 풀이할 수 있다. 그는 또 “이번 회담 참가국들은, 상대 입장 이해, 우호적 대화 분위기 조성, 북핵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 마련 등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년 중에 최소한 한차례 더 회담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대화 지속 필요성을 역설했다.
 결론적으로 러시아는 한반도에서의 비핵화가 국익에 도움이 되며 6자회담에서의 러시아의 역할에 따라 그들의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는 것을 그들의 목표로 하고 있을 것이다.

  (3) 미국의 입장
  6자회담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은 미국의 북한 핵문제 해결전략이 강경대응에서 온건정책으로 선회하는 듯한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의 변화가 사실이라면 그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할 수 있으며 희망을 갖게 하는 방향 전환이라고 볼 수 있다. 뉴욕 타임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단계적 대북제재 완화에서 시작해 마지막 단계에서 북․미 평화조약을 체결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 또한 ‘북한이 제시한 단계적인 핵 프로그램 폐기조치에 맞춰 상응하는 보상을 해 준다ꡑ는 건의를 했다고 한다. 뉴욕 타임스는 ‘대북정책의 중대한 변화ꡑ라는 표현으로, 워싱턴 포스트는 ꡐ대북 인센티브 제공에 대한 입장의 완화ꡑ라는 말로 미국의 변화를 묘사했다.
  북․미가 지금까지 벌인 공방의 핵심은 ꡐ불가침조약 체결ꡑ여부와 ‘선 핵 폐기, 후 지원ꡑ 논란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북한은 불가침조약을 체결해야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미국은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해야 지원을 할 수 있다고 반박해 왔다. 부시 대통령이 평화조약을 언급하고, 핵 폐기에 대한 보상 문제 또한 미국이 북한의 ꡐ단계적 동시행동 방식ꡑ에 접근하는 태도를 보임으로써 북․미 양측이 해결책을 찾을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미국의 변화에 호응해야 한다. 미국의 전향적인 움직임에 상응하는 대응을 함으로써 견해 차이를 줄이는 계기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전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핵무기나 미사일 실험을 하는 등의 위협적인 행동을 할 것이 아니라 대화 의지를 구체적으로 천명하여야 한다. 북한은 대결이 아니라 대화로 흐르고 있는 대화의 기류에 동참하여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선제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북한이 그간 자체 핵무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쏟아냈던 다양한 주장들, 예컨대 8천개의 핵 연료봉으로부터 재처리된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는 주장 등과 같은 사항을 명확히 하길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6자회담은 북한이 주변국에 대해 앞으로 자국의 의도와 역할에 대해 확신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지적하고 북한이 핵 프로그램에 관한 우려를 해소시킬 만한 행동을 보여준다면 미국 및 여타 국가들과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위한 가능성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행정부 내에서도 북한과의 협상과 관련한 광범위한 의제를 둘러싸고 여전히 상당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가운데 핵심적인 문제는 북한의 핵포기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사찰의 강도를 어느 정도로 유지해야 하는지에 관한 문제와, 만약 6자회담에서 진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미국이 얼마나 오래까지 대화를 계속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라고 하였다. 미국은 이미 중국 측에 대해 6자회담이 무위로 끝나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개입시켜 북한에 대한 제재와 비난을 가하는 계획을 재추진할 것임을 시사했다고 한다.
  결론적으로 미국은 북한이 전면적인 핵 폐기와 이에 대한 검증을 수용할 경우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체제인정(북미수교, 북일 수교)과 경제지원을 제공할 입장을 계속 주장하고 있다. 최근에는 북한의 위폐문제와 인권문제를 새로운 이슈로 하여 북한을 더욱 압박하고 있어 6자회담의 전망을 흐리게 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9.11테러이후 국제적 핵테러의 위협을 제거하는 차원에서 북핵문제를 반드시 해결하여야 하며, 6자회회담을 통하여 이 문제를 해결 할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4) 일본의 입장
  일본 정부가 6자회담에 임하는 입장은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의 해결을 모색하는 것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일본 정부도 물론 북한 핵 및 미사일 개발 포기라는 북핵 6자회담의 핵심사안에 대해서는 한국, 미국과 보조를 맞춘다는 큰 틀에서 이견이 없다.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선 나름대로 대북 경제지원에 나설 용의도 갖고 있다. 외견상 일본은 처음으로 6자회담이라는 역내 다자안보 협의에 참여하는 만큼, 지역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큰 방향에 외교역량의 조준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절체절명의 과제라 할 수 있는 일본인 납치문제와 관련한 돌파구를 6자회담의 장을 이용해서라도 어떻게든 마련해야 한다는 조급함을 숨기지 않고 있는 것이다. 6자회담 개최 직전 중국 측이 “납치문제는 북한과 일본 양자사이에서 논의하는 게 좋겠다."고 확실하게 부정적인 입장을 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납치문제를 거론하겠다는 입장에서 물러서지 않고 있다. 특히 고이즈미 총리는 수석대표인 야부나카 미토지 외무성 아시아  대양주 국장의 출국에 앞서 “납치문제를 거론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는 6자회담 테이블에 반드시 납치문제를 하나의 협상 주제로 얹어놓겠다는 일본 정부의 의지를 반영한 대목이다. 실제로 야부나카 대표는 기조연설에서 북한 핵․ 미사일 문제와 함께 납치문제를 포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본이 이처럼 북핵 6자회담을 지렛대로 납치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애를 쓰고 있는 이유는 ‘납치문제 진전 없는 북․일 관계 개선은 어렵다'는 현실 인식에 바탕하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 입장에서도 6자회담을 통해 ‘눈에 보이는' 외교적 성과를 얻어낸다면 그의 정치적 입지를 굳히는 것이기 때문에, 납치문제에 집착하는 측면이 강하다.
  결론적으로 일본은 미국과 공조하여 6자회담에 임하면서 북한의 핵문제가 자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판단하여 북한의 핵문제 뿐 만아니라 한반도에서의 비핵화 실현은 일본이 가장 바라는 사항이지만, 일본의 이번 6자회담 현실적인 목표는 다분히 국내를 겨냥한 성과물 얻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분위기, 즉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문제의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5) 한국의 입장
  한국은 기조연설에서, 우선 북한 핵 문제는 한반도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반드시 해소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북핵 문제는 반드시 관련 당사국간의 대화와 협상을 통해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면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6자회담은 한반도 문제의 주된 관심국들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최대 안보 현안인 북핵 문제의 평화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6자회담의 성공으로 북핵 문제가 평화적으로 해결될 경우 이는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뿐 아니라 세계 평화와 안정 및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차원에서도 큰 기여를 하게 되고 아울러 국가간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에 있어 좋은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국은 6자회담에서 핵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관련 당사국의 이해관계가 원만히 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중재의지를 내비쳤다. 한국은 북한이 핵을 폐기하는 과정에서 대북 경제협력. 지원과 인도적 지원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북 경제 및 인도적 지원 방안에는 남북한 경협 확대 구상과 북한의 국제금융기구 가입 협력, 식량 및 에너지 지원 구상 등을 의미한 것으로 여겨진다. 한국은 북핵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북한의 안보우려도 해소될 필요가 있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북한의 안보우려를 해소하는 데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 등 핵관련 당사국 모두 북한 체제의 전환을 원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덧붙였다. 한국은 최소한 6자회담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일종의 '현상동결'이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상황악화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것이 전제돼야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회담 참여국들이 현상동결 선언을 승인하고 보장하는 형식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현상동결 선언은 북한이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추가조치를 하지 않고, 미국은 대북 공격과 정권교체를 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 또 이같은 현상동결 후 적절한 시점에 원상회복, 즉 제네바합의 상태 이전으로의 복귀를 시도하고, 마지막으로 농축우라늄 계획을 발표한 이전 상태로 돌아가는 3단계의 북핵 해법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은 6자회담에서 북핵문제가 해결될 경우 ‘한반도 평화와 번영정책'을 여기에 연계시켜 남북협력 증진과 평화체제 구축 등 다음 단계의 완성을 위해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장기구상을 밝혔다. 이는 남북한과 주변 4강이 모두 참여한 6자회담 구도의 유용성을 인정하고 이를 통해 한반도와 동북아의 새로운 평화체제 구축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성공적인 6자회담이 동북아 안보협력체제로의 발전을 시사하는 입장을 제시하고 있다.

 (6) 북한의 입장
  북한은 이번 6자회담에서 미국으로부터 대북 적대정책 포기와 불가침조약 체결을 이끌어 내겠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 철회 의지를 검증받게 될 것'이란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은 종이장식의 안전담보로 핵 억제력을 포기시키려고 하지 말고, 대조선 정책 전환과 불가침조약 체결 의지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 이것을 떠나서는 6자회담에서 실질적인 결실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전환 의지 확인, 법적 구속력을 갖춘 불가침조약 체결,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 포기 후, 핵사찰과 검증을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 6자회담에 임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한 북한은 “북․미 사이에 법적 구속력이 있는 불가침조약이 체결되고 외교관계가 수립되며 미국이 우리와 다른 나라들 사이의 경제협력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이 명백해 질 때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실질적으로 포기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북․미가 극도의 적대관계에 있는 만큼 미국의 정책전환 조치들과 핵문제의 해결조치들이 철두철미 상호 동시행동 원칙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주고 받기식 회담 방식으로서만 문제해결을 위한 방도를 진지하게 토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동시행동'을 북․미 협상의 기본전제가 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다.
  북한이 미국에 대해 불가침조약 체결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지난 93년 북․미 공동성명 이후 여러 차례 합의된 불가침 약속이 행정부가 바뀔 때마다 흔들리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북한은 “부시 호전집단이 우리를 악의 축으로, 핵 공격 대상으로 지정한 것은 저들의 불가침공약을 완전히 무효화하고 임의의 시각에 무력침공, 핵전쟁을 감행하겠다는 것을 공식 선언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93년 공동성명과 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문, 2000년 공동케뮤니케 등의 문서 보증을 통해 북한에 자주권을 존중하고 적대적 의사를 갖지 않는다는 점을 확약했으나, 부시 행정부 들어 북한을 ‘악의 축', ‘선제공격' ,  ’폭정 정권‘으로 지목하면서 북한의 반응은 더욱 예민해 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북한은 6자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6자회담을 통하여 북한의 체제인정을 받으며 북·미관계, 북·일관계를 개선하고 국제적 경제지원을 받을 경우 그들의 핵을 폐기할 의사를 가지고 회담에 임하고 있으나 미국과 선조치 후속대책에 대한 의견의 불일치로 난항에 처해 있다.


  다. 6자회담의 전망과 기대

  6자회담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국가들은 북핵 문제의 해결로 한반도에서의 비핵화로 평화체제의 구축과 동북아에서의 항구적인 평화와 번영의 희망 사항에 대하여는 입장을 같이하고 있지만 북한과 미국의 입장과 주장하는 바를 선조치후 그들의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기본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회담의 어려움이 있다. 즉 북한은 체제인정과 함께 미국과 일본과의 외교관계 보장, 북한 경제를 회복하기 위한 경수로 건설 문제를 포함한 경제지원 문제를 우선적으로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북한의 모든 핵시설의 폐기와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상호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지난 2005년 9월 19일에 합의된 공동 선언문에 명시된 사항을 선후의 구분 없이 서로 지킬 것을 보장한다면 6자회담은 계속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성명에 서명한 이후에도 시행의 선후를 두고 미국과 북한의 입장이 서로 달라 6자회담은 현재도 고착상태에 빠져 있다.
특히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위조지폐문제에 대하여 마카오에 동결되고 있는 북한의 자금을 해소해주면 6자회담에 참가할 것이라고 하고 있으나 미국의 입장은 북한의 위조지폐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수단을 철회할 수 없는 입장임으로 6자회담은 전망이 밝지 않다. 또한 최근에는 미국이 북한의 인권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하고 있고 북한 탈북자를 미국 망명자로 받아들임으로 인하여 6자회담의 성공적인 개최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전향적인 입장이 없는 한 당분간 6자회담은 고착 상태에 빠질 위기에 처해 있다.
그러나 미국과 북한의 양자접촉으로 합의점을 찾는다면 6자회담은 진전될 가능성도 있다. 미국으로서는 북핵문제를 국제 핵테러 방지의 일환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항이며 북한으로서는 체제보장과 경제성장에 대한 희망사항을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입장이므로 어떤 방법이든지 양국은 서로 접촉을 유지할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 적극적이고 실효가능한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중재자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6자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북핵 문제를 해결하고 한반도의 평화체제 정착과 동시에 동북아에서의 항구적인 안보협력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회담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이는 한반도 통일 이후 우리의 생존권과 자주권을 유지하기 위한 유일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3. 동북아 안보협력 체제로의 발전 가능성

   가. 유럽안보협력체제의 성공 사례

전통적 안보개념으로부터 현대사회는 상호의존적인 협력안보개념으로 발전하면서 양자적 협력으로부터 다자적 안보협력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오늘날 국제사회에는 이와 같은 다자적 협력의 사례는 많이 있으나, 그 대표적인 안보협력의 사례로서 냉전 전후 유럽에서의 안보질서와 평화 및 공존을 유지하는데 성공적으로 기여하고 있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와  동북아지역에서의 안보협력을 위하여 민간차원(Track II)에서 진행되고 있는 ‘동북아협력대화’(NEACD: Northeast Asia Cooperation Dialogue)에 대하여 고찰하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이 동북아지역 안보협력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에 대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1)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가) 「유럽안보협력기구」의 설립 배경

유럽지역에서 동서냉전의 산물로 탄생된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는 기본적으로 구소련이 1954년이래 추구해 온 대유럽 외교정책의 결실이라고 볼 수 있다.  1960년대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유럽안보회의’개념을 발전시켜 온 소련은 1966년 바르샤바조약기구 수뇌회담에서 ‘유럽평화안보’를 선언, 서방측에 CSCE 창설을 제의하였고, 이로부터 6년 후인 1972년 닉슨-브레즈네프 미소정상회담에서 미국이 이를 수락함으로써 결실을 보게 되었다.  미국은 이를 수락하는 대신 소련의 상호균형감군협상(MBFR: Mutual Balance Force Reduction) 참여, 비유럽국가인 미국과 캐나다의 CSCE에 참여, 그리고 CSCE 의제에 인권문제를 포함시킬 것 등의 성과를 얻어냈다.
이로부터 3년 후에 중립국 4개국(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웨덴, 스위스)과 비동맹 8개국(키프러스, 로마교황청, 아일랜드, 말타, 모나코, 산마리노, 유고슬라비아, 리히텐슈타인), NATO 16개국, WTO 7개국 등 35개국의 정상들이 1975년 8월 1일 헬싱키에서 Final Act에 서명함으로써 CSCE는 본격적으로 유럽  국가들의 안보협력기구로 출범하게 되었다.  구소련의 붕괴로 현재 회원국은 54개국으로 증가하였으며, 1995년 1월 1일부로 그 명칭도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Organization for Security and Cooperation in Europe)로 개정하게 되었다.
CSCE의 태동을 가능하게 했던 당시의 데탕트 시기는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가지고 있었다.  첫째, 이 시기에 동·서간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1963년 6월 20일, 미국의 백악관과 소련의 크렘린 궁 사이에 직통선이 설치되었다.  이것은 원치 않는 핵전쟁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위기관리의 효시라고 할 수 있다.  또한 1963년 8월 5일 미·영·소 3국은 제한적 핵무기실험금지조약에 서명하였고, 1968년 7월에는 최초의 핵확산금지조약(Nuclear Non Proliferation Treaty)을 체결하였고, UN산하의 IAEA(International Atomic Energy Administration)가 국제검증기구로서 비엔나에 설치되었으며, 1972년 5월 16일 SALT(Strategic Arms Limitation Talks)가 조인되었다.  바로 이와 같은 안보기구들의 형성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이 CSCE라는 포괄적 안보기구를 태동시키는데 초석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다.
둘째, 이 시기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미·소를 중심으로 한 양극체제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제3세력의 등장과 미·소를 중심으로 한 군사 블럭 내의 응집력이 약화되기 시작하였다는 사실로 설명될 수 있다.  우선 독자적으로 핵무기개발에 성공한 중국의 영향력이 증대되었고, 회원국을 확대한 EU가 유럽문제에 있어서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며, 탈식민주의의 경향에 따라 신생국들이 비동맹 중립노선을 지향하여 국제사회에서 이들의 존재가 점점 부각되면서 양극체제가 흔들리기 시작하였다. 한편 1966년 프랑스가 NATO에서 탈퇴함으로써 NATO 내에서 미국의 리더십이 손상되었고, 중·소분쟁의 심화, 1968년 알바니아의 바르샤바조약기구 탈퇴와 1968년 8월 소련의 체코 침공은 동구권 국가 내에서 소련의 영향력을 퇴색시켰다.  이와 같은 양극체제의 변화 속에서 1972년 다자간 유럽안보협력을 위한 CSCE협상이 시작되었던 것이다.
셋째, 데탕트시기에 무엇보다 중요한 사건은 ‘독일문제’의 해결이라 볼 수 있다.  1966년 12월 빌리 브란트 수상이 ‘동방정책’을 시작함으로써 1972년 12월 21일 동·서독은 ‘관계기초조약’(Treaty on the Basis of Relations)을 맺고 1973년 9월 UN에 동시 가입하였다. 이와 같은 독일문제의 해결은 유럽에서 다자간안보협력을 시작하기 위해 필요불가결한 절차였다. 헬싱키 최종합의서에 포함되어 있는 OSCE의 기본적인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OSCE는 범유럽 안보협력기구라는 것이다. 다자간 준비회의에 알바니아를 제외한 32개국의 유럽국가와 미국, 캐나다를 포함하여 총 34개국이 참가하였으나 후에 모나코가 가입하여 총 35개국이 헬싱키 최종합의서에 서명하였다. 이와 같은 범 유럽성은 OSCE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으로 1989년 동구권이 붕괴되면서 OSCE의 회원국은 54개국으로 증가하게 되었다.
둘째, OSCE는 포괄적 안보협력기구의 성격을 가진다.  OSCE는 참여국가간의 관계를 규정한 10개의 기본원칙을 포함하고 있으며, 군사안보분야에서 신뢰구축조치(basket Ⅰ), 경제, 과학, 기술, 환경 분야에서의 협력(basket Ⅱ) 및 인도주의적 문제에 대한 협력(basket Ⅲ) 등 유럽안보와 관련된 모든 사안을 포괄하고 있다.  따라서 OSCE는 명실 공히 포괄적 안보의 개념에 충실한 안보협력기구라는 것이다.
셋째, OSCE는 다자간 협력안보기구로 집단방위체제인 NATO나 집단안보체제인 UN과 구별된다.  OSCE는 NATO나 UN과 같이 무력의 사용을 전제로 하지 않으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사전에 분쟁의 발생을 방지하고, 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다자협력안보기구는 무력분쟁이 발생하였을 경우 이를 군사적 수단을 통해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무력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넷째, OSCE는 평등주의 원칙에 입각한 안보협력기구라는 것이다.  이러한 원칙은 만장일치에 의한 의사결정 방식과 순번제 의장직에서 적용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평등주의 원칙이 OSCE와 같은 다자간안보기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의사결정에 비효율성을 나타남으로 이후 분쟁당사국이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소위 ‘만장일치-1’원칙이 예외적으로 적용되기도 하였다.
다섯째, OSCE는 정치적 협의체의 성격을 지닌다.  OSCE는 NATO와 같이 조약에 의한 법적 구속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신사협정에 의한 정치적 합의에 의존하기 때문에 합의된 사항을 불이행하더라도 제재할 수 있는 강제적 수단을 갖고 있지 않다.

(다) 「유럽안보협력기구」의 동북아 적용 가능성

OSCE는 범 유럽 안보협력기구로서 유럽의 안정과 군사안보, 경제, 과학, 문화, 환경 등 포괄적 안보협력에 기여하여 왔다.  냉전시기에는 동서진영간의 유일한 안보포럼으로써 동서냉전을 극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후기 냉전시대의 전환기에는 새로운 안보질서를 구축하기 위한 기본적 틀을 제공하여 왔다.  특히 분출하는 민족분쟁을 사전에 예방하는 예방외교에 치중함으로써 UN과 연계하는 지역안보기구로써 OSCE의 정체성을 확립해 가고 있다.
OSCE 성공사례를 동북아지역에 적용하는데 대하여 시기 상조론과 반대론을 제기하는 요점은 동북아지역에는 공통의 안보이익이 존재하지 않으며,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전통에 공통성이 없고, 다자주의 경험이 없으며, 안보적 위협의식이 각기 다르며, 군사전략이 서로 비대칭적이며, 지역분쟁이 아직 존재하고 있으므로 유럽형의 다자간 안보협력회의를 설립하기에는 지역 여건이 아직 성숙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동북아의 안보환경이 유럽에 비해 여러 장애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한편으로는 여러 면에서 OSCE 방식은 동북아지역에 다음과 같은 제도적 적합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첫째, 다자간 안보협력은 냉전과 양극체제의 극복을 위해 필요한 형태라는 점에서 동북아지역에도 적합하다.  동북아 질서재편의 지향점이 냉전굴레의 탈피와 다자주의에 기초한 것이라고 할 때, 유럽의 냉전을 극복하고 양극체제의 한계를 넘어서는 데에 기여한 OSCE는 동북아 지역안보협력의 유용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둘째, OSCE가 기존 군사동맹의 존재를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성립된 것임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당분간 기존 군사동맹관계를 불가피하게 유지해야 하는 동북아 현실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단계적이고 점진적이라는 점에서 동북아의 정치, 군사적 상황에 적합하다.  동북아는 아직도 지역내 국가들 간의 적대관계와 미수교관계가 존속되고 있으므로 일시에 군비감축을 달성하기에는 한계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내 국가들 간의 관계개선과 정치적, 군사적인 신뢰를 쌓으면서 군비감축에 이르는 점진적인 방식의 적용이 가능한 지역이라고 본다.
넷째, 군비통제 및 군축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인권, 환경 등 포괄적인 지역협력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동북아지역안보협력체가 미래지향적 지역공동체를 지향한다고 할 때, OSCE는 매우 유용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더구나 오늘날 국가안보에 있어서 군사력 이외에 비군사적 요소의 중요성이 점차 커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복합적 문제를 다루는 OSCE 방식은 이 지역에 적용할 수 있는 바람직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다 동북아에서의 시도;「동북아협력대화」(NEACD)의 발전 전망

동북아 지역에서의 다자간 안보협력의 일환으로 비정부 차원에서 동북아협력대화(NEACD)가 진행되고 있는 것은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동북아협력대화의 경험을 기초로 하여 동북아지역 다자간 안보협력체제가 이루어 질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동북아협력대화는 1993년 샌디에고 소재 캘리포니아 대학(UCSD)의 부설 국제분쟁과 협조기구(IGCC; Institute on Global Conflict and Cooperation) 주관으로 비정부차원(Track 1.5)으로 진행되고 있는 회담이다. 참가국(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그리고 한국, 북한은 옵저버 역할)을 순회하면서 매번 회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2006년 4월 동경에서 제 17차 회의를 진행하는 동안 교착상태에 있는 6자회담의 대표인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대표와 북한의 김계관 대표간의 접촉이 이루어지는가에 관심이 쏠렸지만 북한의 위조지폐에 대한 양국의 입장의 차이로 한국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성공하지 못하였다.  
그러나 동북아협력대화는 지역내 국가들 간의 상호 이해와 협력, 신뢰구축 등에 관하여 회를 거듭할수록 그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특히 1997년 12월의 동경의 제7차 회의에서 합의된 동북아에서의 다음과 같은 ‘협력원칙’ (Principles of Cooperation)은 지역내 협력체제로의 발전의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①동북아 국가들은 타국의 주권, 영토, 그리고 동등권을 존중하며, 타국의 서로 다른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체제를 인정한다.  또한 모든 국가는 고유의 법률과 규정에 따라 국내문제 뿐 만아니라 국제협약을 이행하는 것을 인정한다. ②동북아 국가들은 상호간에 군사력을 사용하거나 위협하는 것을 금지하며, 분쟁을 평화적인 방법으로 안정시키며, 상호간의 갈등을 방지하기 위하여 협력, 협상, 그리고 다른 평화적인 수단을 사용한다. ③동북아 국가들은 UN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따라 인권의 보호와 신장을 위하여 조치를 취할 수 있다. ④동북아 국가들은 상호간의 오해의 소지를 예방하고 신뢰를 쌓기 위하여 대화, 정보교환, 공동안보문제에 대한 투명성을 증진한다. ⑤동북아 국가들은 국제법에 따른 항해의 자유원칙을 존중한다. ⑥동북아 국가들은 지역 내의 경제적 협력을 증진하며 무역과 투자의 발전을 도모한다. ⑦동북아 국가들은 범죄, 마약, 테러, 그리고 불법이민과 같은 초국가적인 공동관심사에 대하여 상호 협조한다. ⑧동북아 국가들은 식량지원이나 재난극복과 같은 인도주의적 원조에 대하여 상호 협조한다.
이와 같이 동북아협력대화는 비록 비정부차원에서의 대화이지만 기존의 다자협력 사례의 교훈을 바탕으로 국가간 기본관계 정립부터 다자협력에 포함할 수 있는 모든 사항을 다루고 있다.  특히 다자안보 대화의 또 다른 주요목적이 국가의도 및 활동의 투명성 제고를 통한 상호 이해증대와 신뢰구축에 있는 만큼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수단으로서 「상호안심조치」(MRM)나 「신뢰구축조치」(CBM)의 개발 및 이의 실행은 「동북아협력대화」의 가장 중요한 의제로 취급되고 있다. 
「동북아협력대화」 제7차 동경회의에서 합의한 ‘국가간의 관계 기본원칙과 행동규약’을 제정한 것은 장차 정부차원에서의 다자협력의 근본적 의제가 될 수 있는 사항이다.  유럽에서의 신뢰구축이 국가간 관계의 기본원칙 채택에서 시작되었듯이 동북아 안보대화에서도 국가간 관계에 관한 규제원칙 수립 및 행동규약(code of conduct) 제정이 필요하였던 것이다.
동북아협력대화는 기본적으로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의 국가들 간의 안보문제가 주제를 이루고 있으나, 지역 내의 잠정적 협력문제를 전체적으로 망라하여 다루고 있다는데 발전의 소지가 있다.  더구나 최근 지역 국가간의 쌍방협력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 러시아와 중국의 대화가 원만히 이루어지고 있고,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6자회담이 진행되는 등 다자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어 ‘동북아협력대화’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다.
그러나 동북아협력대화는 근본적으로 비정부차원의 대화이므로 정부차원으로의 전환 가능성 여부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다.  동북아 국가간의 실질적인 상호이해, 신뢰구축, 협력증진을 위해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민간차원의 대화가 정부차원의 대화체제로 승격, 전환되어야 하며, 이 문제는 한반도 주변국의 동북아 국가들 간의 다자안보협력에 있어서 최대의 관심사항으로 부각되고 있다. 「동북아협력대화」의 의장인 미국 IGCC 소장 Susan Shirk 교수는 “NEACD가 정부간 공식 안보대화 협의체로 발전하는 것은 각 정부가 결정할 문제이다”라고 언급한 바 있으나, 1997년 2월 「아·태 안보협력이사회」의 북태평양 분과작업반 회의에서 중국 국제문제연구센터 소속 Kuang Mei 연구원은 “중국은 NEACD가 비정부적 성격을 유지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이 문제는 시간이 필요한 사항으로 간주된다. 
또한 동북아지역 문제 중 가장 핵심인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반드시 이 대화체제에 참가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북한은 최초 준비회의에 참가하였으나 제1차 회의부터 참가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참여 문제는 민간차원 대화의 정부차원 전환 및 승격 등을 포함하여 동북아 다자안보대화의 발전에 중요한 관심사항이 되고 있다.
북한이 동북아 다자협력에 참여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으로 북한의 경제발전에 기여, 남북한 관계개선에 기여, 지역의 안정과 번영에 기여 등에 공헌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여, 북한이 스스로 동북아협력대화를 비롯한 지역내 다자간 안보협력에 동참하도록 하여야 한다. 
한국정부로서는 북한의 동북아 소지역 참여가 지역내 질서 편입에 따른 지역안정에의 기여는 물론 궁극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공헌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 동북아협력대화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다자안보대화에 북한의 참여를 적극 유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이 동북아협력대화 참여를 계속 거부하더라도 관련국과 협조, 회의 초청장 및 회의결과를 지속적으로 북한에 전달하고 북한 참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북한에 대한 관심을 계속 보여주어야 한다.
 
나.  동북아 안보협력의 필요성과 가능성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다자간 안보협력 또는 대화체제의 필요성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측면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로 지역내 정치적, 안보적 불안정성 증대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다자안보협력이 필요하다.  냉전종식 이후 동북아지역에서 러시아의 지역 영향력 감퇴와 함께 미국의 상대적 역할감소로 인하여 이 지역에서의 힘의 공백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는 지역 국가들의 인식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의 해·공군력 증강 및 일본의 방위예산 증가 등 지역 군비경쟁추세와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핵확산금지조약 탈퇴는 지역 불안정 및 안보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둘째로 탈냉전기의 다양한 안보개념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안보협력체제가 필요하다.  최근 안보개념은 지역 국가간 상호의존관계의 심화 및 경제문제가 중심이 되는 이른바 하위정치(low politics)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추세와 관련하여, 과거의 군사 및 전략문제위주의 협의의 개념에서 정치, 외교, 군사, 경제, 환경 등 다차원적인 ‘포괄적 안보’ (comprehensive security)로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대처하기에는 군사개념 위주의 양자간 동맹관계를 바탕으로 한 기존의 안보장치만으로는 적합하지 못하며, 따라서 ‘포괄적 안보문제’를 논의할 다자간 안보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셋째로 새로운 동북아질서 구축을 위한 대화경험과 창구를 위하여 이 지역에서의 다자안보협력이 필요하다.  동북아지역에서는 유럽의 다자간협력과 같은 대화 및 협력의 경험이 없으므로 냉전 이후의 다양화된 지역문제를 함께 논의할 수 있는 대화의 경험축적이나 이를 위한 대화의 창구가 필요한 것이다.  유럽에서의 다자간 안보협력체제가 지역안정에 공헌하고 있는 바와 같이, 동북아 국가간의 안보대화체제 구축은 기존의 양자관계의 유지와 병행하여 지역내 새로운 평화질서 구축을 향한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넷째로 동북아에서의 다자간 안보협력은 지역관련국에게 이점과 유용성을 제공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미국의 경우 동북아 다자간 안보협력으로 기존의 한·미, 미·일 동맹관계를 해치지 않는 한 이 협력을 통하여 지역문제를 제도 속에서 참여와 개입을 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  또한 한반도의 경우도 남·북한 간에 이미 체결된 기본조약 등 양자협정은 다자협력의 틀 안에서 보장 및 강화해갈 수 있으며, 남북 당사자간에 해결이 어려운 과제는 다자간 대화의 틀을 통해 합의가 촉진될 수 있을 것이다. 
다섯째로 동북아에서 한반도 주변국간의 다자안보협력은 이 지역 국가들이 이룩한 경제성장과 발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정치적 안정의 유지 필요성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동북아를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경제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거대한 시장규모로 21세기에는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
여섯째로 한국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사항으로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이 철수할 경우에 대비하여 한국의 주권과 생존권 보존차원에서 주변국간의 다자안보협력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한반도 통일로 북한의 위협이 없어지거나, 또는 미국의 일방적 정책에 따라 주한미군이 한반도에서 철수할 경우, 한반도에는 힘의 공백이 발생할 우려가 있으며 주변국들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행사를 위한 패권다툼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이들 주변국들 간의 다자안보협력이 필요하게 된다.  또한 한국으로서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남북한 군사력으로는 핵을 가진 주변 강대국들과 대응하여 국익을 지키고 주권확보와 생존권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한반도 주변국간의 다자안보협력이 반드시 필요하게 된다. 


  라. 6자회담의 동북아 안보협력체제로 전환 가능성

  미국은 9.11 사태 이후 북한의 핵 문제 해결에 더욱 적극성을 띄고 있으며 그런 뜻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6자 회담을 제안하고 있다는 점에서 미국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국제질서에 있어서 미국이 초강대국으로서의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은 군사적이고 경제적인 지위가 최고우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우월성이 ‘항구적’이거나 ‘절대적'이지는 않다.  미국의 우월적 지위가 무한정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고, 힘이 분산됨에 따라 미국의 초강대국으로서의 지위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필연적으로 변화될 수 있다. 탈냉전과 더불어 주어진 단극체제는 현재 다극체제로의 전환 압력을 받고 있으며 미래의 시점에 세계질서가 단극체제에서 다극체제로 전환할 경우 상정할 수 있는 행위자는 EU, 중국, 러시아, 일본 등을 들 수 있다. EU의 경우, 가용자원(인구, 자원, 기술, 군사력 등)면에서 하나의 극을 형성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문제는 그것을 조직할 능력(organizational ability)이나 행사하고자 하는 집단적 의지(collected will)가 결핍되어 있다는 한계가 있다.
현재 일본도 이와 유사하긴 하지만, 경제 군사 면에서 상승하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잠재성으로 볼 때, 다극체제의 가능성은 동아시아에 있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중국과 러시아는 외교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다극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 러시아, 일본, 남북한간의 작용과 반작용은 미국과 더불어 또는 미국과 관계없이, 동북아 지역에 있어서 새로운 세력균형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경향이 다자간 협력으로 전화될지에 대해서는 속단하기 어렵지만 가능성은 열려있으며, 6자회담이 그 가능성의 한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동북아지역에서 안보에 관한 다자적 제도 틀을 구축하는 것이 유럽의 경우와 비교할 때 용이하지 않은 점은 있다.  유럽에 비해 동아시아는 국가간의 사회경제적 발전 정도의 편차가 심하고, 정치경제제도간의 상이성이 존재하며, 역사 문화적으로 공유된 가치에 근거한 공동체 의식도 견고하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유럽에서 EU나 NATO와 같은 여러 가지 지역적 안보 딜레마를 완화시킬 수 있는 기구가 존재하지 않고, OSCE와 헬싱키 협약과 같은 과정도 경험한 바 없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냉전이 해체되면서 변화하고 있는 동북아의 국제환경은 다자간 협력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높은 수준의 안보 공동체나 국제기구의 결성은 현 단계에서 어려울지라도 낮은 수준의 국제 레짐의 모색이 현실적이다. 6자회담을 다자간 협력의 제도로 전환시키는 문제는 당분간 이러한 범위 내에서 가능하며, 이것은 ‘협조체제’(concertacion)’라는 형태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유럽협조체제의 사례에서 6자회담의 동북아협력조체제로의 전환 가능성을 찾는다면, 탈냉전기의 테러리즘, 대량살상무기의 확산 등의 위협이 참여국가들 간의 통상적인 위험이나 불확실성보다는 더 근본적일 수 있다는데 일정한 공유된 인식이 존재하며, 이와 더불어 동북아 지역과 같은 특정지역에서 특정국가의 패권국가로의 부상에 대한 위협은 제도나 가치, 그리고 사회주의와 자본주의 등의 차이보다 더욱 중대한 의미로 판단될 수 있다. 특히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은 이러한 위협이 집중적으로 중첩된 지역이다. 다자주의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닐지라도 목적을 위해 필요한 수단이라는 인식에서 미국은 국제 테러리즘과 같은 지속적이고 초국가적인 도전은 결코 일국차원에서 극복할 수 없는 문제이며, 이러한 초국가적인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연합을 형성해야 한다는 사실과 러시아, 중국과 같은 새로운 파트너를 공유된 국제질서, 국제 레짐에 포함시킴으로써 존재하는 위협들로부터 가치와 이익을 보호하는 관행과 제도들의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의 안보협력체제의 필요성과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실질적으로 6자회담을 이끌어낸 중국의 경우, 회담의 진행과정에서 참가국 간의 이견을 조율하며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는 등 과거 ‘국제현안문제에 대한 불개입’이라는 ‘도광양회(韜光養晦)’에서 선택적 개입인 ‘유소작위(有所作爲)’로 변화하고 있다. 중국에게는 ‘샤오캉(小康)’사회 건설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위해서는 동아시아, 그 중에서도 한반도의 안정이 필수적이며 한반도의 불안정성을 제도를 통한 안정화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동북아 지역의 안보협력체제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남북한의 경우에는 더욱 절실한 문제다. 6자회담이 북핵문제해결을 위해 시작되었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발전될 경우 결국엔 한반도 통일 문제 해결과 연결될 수 있으며 나아가 동북아 지역에서의 항구적인 안정과 평화와 번영을 위한 다자간 협력의 제도화로 발전 될 수 있을 것이다.

4. 결론

  기본적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진행되고 있는 6자회담은 2005년 9월 19일 공동성명을 발표하면서 미국과 북한을 비롯한 참가국들의 요구사항이 모두 포함시키면서 커다란 진전을 보이는 듯하였다. 그러나 이어진 5차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이 핵포기를 먼저 선행하기를 요구하고 있으나 북한은 체제인정과 경수로 건설 등의 경제지원 문제를 선결사항으로 주장하고 있어 공동성명에 포함되어 있는 사항을 실천하기 위한 6차 6자회담은 열리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에는 북한의 위조지폐문제가 대두되어 미국은 마카오에 있는 북한의 자금줄을 동결시키고 있는 상태에 있으며, 북한의 탈북자들을 미국이 망명자로서 수용함으로써 인권문제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까운 시일 내에 6자회담이 재개될 전망이 어려운 실정에 놓여 있다.
  그러나 미국으로서는 어떠한 경우이던지 간에 국제적 핵 테러 방지 차원에서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하며 이는 6자회담을 통해서만 해결 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므로 6자회담은 반드시 성공되어야 하며, 현재 대두되고 있는 걸림돌들은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북·미 양자 간의 접촉이나 한국의 적극적인 중재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 된다.
  6자회담이 성공한다면 그 경험을 바탕으로 동북아 지역에서의 협력 분위기를 살려 이 지역에서의 경제협력이나 안보협력체로의 발전 가능성을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럽에서의 안보협력체제의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하여 현재 진행되고 있는 동북아대화협력이 발전된 동북아 지역에서의 다자간 안보 및 경제 협력체제로서 발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
  더구나 한국으로서는 통일 이후 주변국으로부터의 영향에서 벗어나 우리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이 지역 내의 경제 및 안보협력체제로의 설립이 반드시 필요하게 됨으로 6자회담이 동북아 협력체제로 발전 될 수 있도록 적극적이고 주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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